베토벤의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 청력을 잃어 가던 서른한 살의 고백
1802년 베토벤은 청력 상실로 죽음까지 생각했지만 예술을 위해 살겠다고 썼습니다. 끝내 부치지 않은 그 편지와 이후의 삶을 정리합니다.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는 1802년 베토벤이 빈 근교 마을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두 동생에게 쓴 편지입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점점 귀가 들리지 않게 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고, 그럼에도 자신의 예술을 위해 계속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적었습니다. 이름은 '유서'지만, 실제로는 죽음보다 삶을 택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베토벤은 이 편지를 끝내 부치지 않았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유품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본에서 빈으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1770년 12월 17일 독일 본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흔히 생일을 12월 16일로 보지만, 이 날짜를 뒷받침하는 기록은 없습니다. 첫 음악 선생님은 아버지 요한이었는데, 아버지는 심한 음주 문제로 1789년 궁정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소년 베토벤이 본에서 만난 가장 중요한 스승은 1780년 무렵부터 그를 가르친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였습니다.
1792년 11월, 베토벤은 유럽 음악의 중심지 빈으로 완전히 이주해 하이든에게 배웠습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던 바로 그때, 그의 몸에 이상이 찾아왔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기 시작하다
베토벤은 훗날 영국 음악가 찰스 닐에게 청력 이상이 1798년, 한 가수와 다투던 중에 시작되었다고 말했습니다. 1801년에는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음악가에게 귀는 생명과도 같습니다. 서른 살 무렵의 젊은 작곡가에게 이 사실이 얼마나 무겁게 다가왔을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유서에 담긴 두 가지 마음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는 두 가지 마음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절망입니다. 청력을 잃어 가는 고통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만큼 괴로웠다는 고백입니다. 다른 하나는 결심입니다. 그럼에도 예술을 위해 삶을 이어 가겠다는 다짐입니다. 한 통의 편지 안에서 무너지는 마음과 버티려는 마음이 나란히 놓여 있다는 점이 이 글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편지를 베토벤 인생의 전환점으로 봅니다. 실제로 그 뒤 몇 년 동안 그는 가장 왕성하게 작품을 쏟아 냈습니다.
절망 이후에 나온 음악
유서를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베토벤은 교향곡 3번을 작곡했습니다. 원래 제목은 '보나파르트'였지만, 1804년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가 되자 베토벤은 그 이름을 지워 버렸습니다. 이 곡은 1806년 '한 위대한 인물을 기억하며'라는 문구와 함께 출판되었습니다.
청력은 계속 나빠졌습니다. 제자 체르니에 따르면 베토벤은 1812년 무렵까지는 말과 음악을 거의 정상적으로 들을 수 있었지만, 1818년 무렵에는 손님들이 공책에 글을 써서 대화해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공책을 '대화 수첩'이라고 부르는데, 1819년부터 1827년까지의 136권이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는 완전히 귀가 먹지는 않았고, 낮은 소리나 갑작스러운 큰 소리는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합창 교향곡, 그리고 마지막
1824년 5월 7일, 빈의 케른트너토어 극장에서 교향곡 9번 '합창'이 초연되었습니다. 교향곡에 독창과 합창을 본격적으로 넣은 첫 대작이었고, 마지막 악장의 가사는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연주가 끝난 뒤 알토 가수 카롤리네 웅거가 박수를 듣지 못하는 베토벤을 객석 쪽으로 돌려세웠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은 한 사람의 전언에 기댄 일화라 사실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곡의 마지막 악장 선율은 1972년 유럽평의회가, 1985년에는 유럽공동체가 '유럽의 노래'로 채택했습니다. 베토벤은 1827년 3월 26일 빈에서 56세로 세상을 떠났고, 장례 행렬에는 약 1만 명이 모였다고 전해집니다.
하일리겐슈타트 유서가 오늘 우리에게 말하는 것
이 편지가 지금도 많이 읽히는 이유는, 위대한 작곡가도 무너질 뻔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베토벤은 고통을 숨기지 않았고, 그 고통을 적어 내려간 뒤에야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 그 마음을 글로 쓰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방법입니다. 만약 지금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 혼자 견디지 말고 주변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꼭 이야기해 보세요.
베토벤으로 배우는 한국어 표현
| 표현 | 뜻 | 예문 |
|---|---|---|
| 털어놓다 | 마음속 이야기를 숨김없이 말하다 | 그는 편지에서 괴로움을 털어놓았다. |
| 귀가 어둡다 | 소리를 잘 듣지 못하다 | 할아버지는 귀가 조금 어두우시다. |
| 다시 일어서다 | 어려움을 이기고 회복하다 | 그는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섰다. |
| 포기하지 않다 | 중간에 그만두지 않다 |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 마음을 먹다 | 무엇을 하기로 결심하다 | 매일 한국어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
연습: 베토벤처럼 미래의 나에게 짧은 편지를 써 보세요. "요즘 힘든 점은 ○○이다."와 "그래도 나는 ○○하기로 마음먹었다."라는 두 문장을 꼭 넣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