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 정리는 정말 피타고라스가 발견했을까? 전설과 사실을 나눠 보기
아마 아니다. 이 관계는 바빌로니아와 고대 인도에서 먼저 알려졌고, 피타고라스가 증명했다는 고대 증거도 없다. 확실히 아는 것만 추렸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거의 확실히 피타고라스가 아니다. 직각삼각형에서 a² + b² = c²가 된다는 관계는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바빌로니아 수학과 고대 인도에서 알려져 있었다.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은 학자 부르케르트의 견해를 정리하며, 피타고라스 본인이 이를 증명했다는 증거는 "눈곱만큼도 없다"고 말한다. 그가 이 관계를 알고 있었을 수는 있지만, 아는 것과 발견하거나 증명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그렇다면 왜 기하학에서 가장 유명한 공식에 그의 이름이 붙었을까? 거기에는 전설과 충성스러운 제자들, 그리고 당대에는 전혀 다른 일로 유명했던 한 철학자의 이야기가 있다.
글 한 줄 남기지 않은 사람
먼저 알아 둘 것은 피타고라스에 대해 확실한 것이 얼마나 적은가다. 그가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된 글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생애도 확실한 부분이 거의 없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포르피리오스, 이암블리코스가 쓴 자세한 전기는 그가 죽고 수백 년 뒤에 나왔고, 내용 대부분이 신화와 전설이다. 부르케르트는 "피타고라스의 생애에서 반박되지 않은 세부 사항은 단 하나도 없다"고까지 했다.
그가 지어낸 인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에 관한 이야기마다 '이른 시기의 증거', '후대의 전승', '그냥 전설'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모스섬에서 남부 이탈리아로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570년 무렵 에게해 동쪽의 사모스섬에서 태어났다. 헤로도토스 등은 아버지 이름을 므네사르코스라고 전하지만, 집안 내력에도 이견이 있다.
기원전 530년 무렵, 마흔 살쯤 된 그는 남부 이탈리아의 그리스 도시 크로톤으로 건너갔다. 사모스의 독재자 폴리크라테스에 반대해서였다는 설도, 공무에 지쳐서였다는 설도 있다. 크로톤에서 그는 많은 추종자를 모았다.
수학자가 아니라 '삶의 방식'의 스승
현대 독자가 놀라는 대목은 여기다. 당시 피타고라스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수학이나 과학이 아니었다. 그는 종교적 스승이자, 하나의 삶의 방식을 세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제자들은 서약으로 묶인 공동체를 이뤄 재산을 함께 쓰고, 가르침을 비밀로 지키고, 의식과 음식 규칙, 침묵 수행을 따랐다. 음식 규칙은 자료가 얼마나 엉켜 있는지 잘 보여 준다. 전승에서는 잠두콩과 일부 고기를 금했다고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 등은 그가 고기를 먹었음을 시사하고 콩에 대한 증언도 서로 엇갈린다.
몸에서 몸으로 옮겨 가는 영혼
그나마 믿을 만한 가르침은 영혼이 죽지 않고 다른 동물의 몸으로 옮겨 간다는 '윤회'다. 가장 오래된 증거는 뜻밖에도 농담이다. 시인 크세노파네스는, 맞고 있는 강아지의 울음소리에서 죽은 친구의 영혼을 알아본 피타고라스가 그만 때리라고 했다며 비꼬았다. 풍자는 듣는 사람이 원래 이야기를 알아야 통한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그를 "사기꾼들의 우두머리"라 불렀고, 엠페도클레스는 그를 칭송했다.
그럼 정리는 어디서 왔나
이 관계는 피타고라스보다 훨씬 오래됐다. 바빌로니아 점토판 '플림프턴 322'와 인도의 『바우다야나 술바수트라』에도 나온다. 부르케르트는 고대에 피타고라스가 정리를 증명했다고 전한 기록이 한 번도 없다고 지적하고, 학자 리트베크도 그나 초기 제자들이 연역적 증명을 갖고 있었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본다.
발견을 기념해 소를 제물로 바쳤다는 이야기도 후대 자료에만 나온다. 아마 바빌로니아 산술을 통해 이 관계를 알았지만 증명하지는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름이 남은 것은 후대 피타고라스학파가 학파 전체의 업적을 창시자의 공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대장간 망치 소리와 '만물은 수'
대장간 앞을 지나던 피타고라스가 망치 소리의 어울림에서 음정과 수의 비율 관계를 알아냈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다.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은 그 방법으로는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발견담은 명백히 틀렸다고 본다. 수의 철학 역시 부르케르트에 따르면 다음 세기의 필롤라오스가 시작한 것이다.
황금 허벅지와 비극적인 최후
전설은 갈수록 화려해져, 아리스토텔레스의 단편에는 그가 황금 허벅지를 가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기원전 510년 무렵 크로톤에서 그와 제자들을 겨냥한 폭력이 일어났고, 그는 도망쳐 기원전 490년 무렵 메타폰티온에서 세상을 떠났다. "콩밭을 가로지르기 싫어서 붙잡혔다"는 이야기는 작가 네안테스에게서 나온 것으로, 원래는 본인이 아니라 후대 제자들의 이야기였다.
그래도 영향력은 막대하다. 피타고라스학파의 생각은 플라톤의 『티마이오스』 등에 스며들었고, 훗날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뉴턴에게까지 이어졌다.
피타고라스로 배우는 한국어 표현
사실과 전설을 구분해 말할 때 유용한 한국어 표현이다.
| 표현 | 뜻 | 예문 |
|---|---|---|
| -다고 전해진다 | 전설·전승으로 그렇게 이야기된다 | 그는 콩을 싫어했다고 전해진다. |
| -다는 증거는 없다 | 그것을 보여 주는 근거가 없다 | 그가 증명했다는 증거는 없다. |
| 공을 가로채다 | 남의 업적을 자기 것으로 하다 | 팀장이 내 공을 가로챘다. |
| 앞뒤가 안 맞다 | 말의 흐름이 모순된다 | 그 설명은 앞뒤가 안 맞는다. |
| 오해를 풀다 | 잘못 알고 있던 것을 바로잡다 | 대화로 오해를 풀었다. |
연습: 학교에서 배운 '상식' 가운데 전설일지도 모르는 것을 하나 골라 보자. '-다고 전해진다', '-다는 증거는 없다'로 두 문장을 쓰고, 마지막에 오해를 푸는 문장을 하나 덧붙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