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는 왜 괴물이 됐을까? 눈이 마주치면 돌이 되는 고르곤 신화의 진짜 이야기

메두사는 태어날 때부터 괴물이었을까, 아테나에게 벌을 받은 미녀였을까. 그리스 신화와 오비디우스의 이야기, 페르세우스와의 싸움을 정리했습니다.

메두사가 괴물이 된 이유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것입니다. 본래 아름다운 처녀였던 메두사가 미네르바(그리스의 아테나) 신전에서 넵투누스(포세이돈)와 관계를 맺자, 여신이 벌로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끔찍한 뱀으로 바꿔 버렸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뒤늦게 나온 판본이고, 그보다 오래된 기록에는 이런 줄거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래된 그리스 신화에서 메두사는 처음부터 고르곤 세 자매 가운데 하나인 괴물로 등장합니다.

고르곤 세 자매

메두사의 자매는 스테노와 에우리알레입니다. 고르곤 세 자매에게는 눈 하나와 이 하나를 돌려 가며 쓰는 세 노파 그라이아이라는 자매들도 있었습니다. 두 언니는 죽지 않는 몸이었지만 메두사만은 불사의 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 차이 때문에 영웅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쓰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무수한 독사이고, 멧돼지 엄니와 청동 손, 황금 날개를 가진 무서운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녀를 본 사람은 돌로 변해 버린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기원전 5세기가 되면 그리스 조각가와 도자기 화가들이 메두사를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운 존재로 그리기 시작했고, 기원전 490년 시인 핀다로스는 이미 "뺨이 고운 메두사"라고 노래했습니다. 아름다운 메두사의 모습은 오비디우스보다 먼저 예술 속에 있었던 셈입니다.

페르세우스는 어떻게 메두사의 목을 베었나

메두사를 쓰러뜨린 영웅은 페르세우스입니다. 세리포스섬의 왕 폴리덱테스가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와 결혼하고 싶어서, 그를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오라며 멀리 보냈습니다. 신들은 그를 도왔습니다. 아테나는 거울처럼 반짝이는 방패를, 헤르메스는 황금 날개가 달린 신발을, 헤파이스토스는 칼을 주었고, 그는 하데스의 투명 투구까지 얻었습니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직접 보지 않고 방패에 비친 모습만 보면서 목을 베었습니다. 메두사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연인 관계였는데, 그 사이에서 천마 페가수스와 황금 검을 든 크리사오르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 둘은 페르세우스가 목을 벤 순간 메두사의 몸에서 튀어나왔다고 합니다.

죽은 뒤에도 무서웠던 머리

잘린 머리는 그 뒤에도 보는 사람을 돌로 바꾸는 힘을 잃지 않았습니다. 페르세우스는 이 머리를 무기로 써서 어머니에게 결혼을 강요하던 폴리덱테스 왕을 돌로 만들었고, 마지막에는 아테나에게 바쳤습니다. 여신은 그것을 자기 방패 아이기스에 달았습니다. 아테나 조각상의 가슴이나 방패에 뱀 머리를 한 작은 얼굴이 자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메두사는 어디에 살았을까

고대 시인 헤시오도스와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는 고르곤들이 세상 끝, 키스테네 근처의 사르페돈이라는 곳에 살았다고 했습니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고르곤을 리비아와 연결하는 전승을 기록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보통 사람은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존재로 상상된 셈입니다.

오비디우스는 잘린 머리에 얽힌 이야기를 더 보탰습니다. 북서아프리카에서 하늘을 떠받치던 거인 아틀라스가 덤벼들자 페르세우스는 머리를 보여 그를 돌로 만들었고, 바닷가에 머리를 내려놓았을 때 해초에 스민 피가 홍해의 산호가 되었다고 합니다.

잠든 채 목이 베이는 메두사

고대 화가 폴리그노토스의 것으로 전해지는 초기 그림에는, 페르세우스가 목을 베는 순간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메두사가 그려져 있습니다. 잠든 미녀를 죽이는 일은 그다지 영웅답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그림이 메두사에게 동정을 느끼게 하려던 것인지, 전통적인 영웅을 비꼬려던 것인지 학자들도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그리스 미술 속에서 메두사는 이렇게 조금씩 괴물에서 비극의 주인공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원래는 여신이었다는 견해

메두사가 본래 그리스 선주민이었던 펠라스고이인의 신화 속 주요 여신이었고, 코린토스에서는 대지의 여신으로 여겨졌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고대에는 메두사의 머리 그림을 '고르고네이온'이라는 액막이 부적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얼굴이 사람을 지키는 얼굴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의 메두사

20세기 이후 많은 여성주의 작가들은 이 이야기를 다시 읽었습니다. 오비디우스의 판본에서 메두사는 피해를 당하고도 벌을 받은 인물로 읽혔고, 그녀의 얼굴은 여성의 분노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사상가 엘렌 식수는 「메두사의 웃음」이라는 글에서 남성들의 이야기가 그녀를 괴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의 로고에도 메두사의 얼굴이 쓰입니다. 타고난 괴물인지, 벌 받은 피해자인지에 따라 같은 신화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메두사로 배우는 한국어 표현

표현 뜻 예문
얼어붙다 놀라거나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다 청구서를 보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눈을 마주치다 서로 눈을 똑바로 보다 무서워서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정면으로 맞서다 피하지 않고 부딪치다 어려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 보자.
양날의 검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한 것 유명세는 양날의 검이다.
다시 보다 새로운 눈으로 보다 이 글을 읽고 메두사를 다시 보게 되었다.

연습 과제: 처음에 오해했던 이야기 하나를 "다시 보다"와 "정면으로 맞서다"를 넣어 세 문장으로 써 보세요.

이 인물로 언어 배우기

같은 주제 글 더 보기 · 고대 세계의 신화와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