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처음 읽기 – 기차역에서 시작된 사랑과 레빈의 질문
『안나 카레니나』는 1878년 출간된 톨스토이의 장편으로,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과 레빈의 삶의 의미 찾기를 나란히 그립니다. 줄거리와 인물, 주제를 정리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페테르부르크 상류사회의 유부녀 안나가 기병 장교 브론스키 백작과 사랑에 빠져 남편과 아들을 떠나지만, 자신을 떠받들던 사교계에서 점점 밀려나 끝내 무너지는 이야기입니다. 그 옆에서 또 하나의 줄기로, 시골 지주 레빈이 키티와 결혼하고 노동과 신앙 속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레프 톨스토이가 쓴 이 소설은 1875년부터 1877년까지 주로 잡지 『러시아 통보』에 연재된 뒤 1878년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아래에서는 결말까지 줄거리를 모두 다루니, 아직 읽지 않았다면 참고하세요.
작가와 시대
톨스토이는 모스크바 남쪽의 가문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전쟁과 평화』를 쓴 작가가 정작 이 작품을 두고 "나의 첫 진짜 장편소설"이라고 불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쓰는 과정은 괴로웠습니다. 마지막 연재분을 쓸 무렵에는 작품이 싫어져서 마지못해 끝냈다고 하고, 일기에는 이미 인쇄된 원고까지 모두 버리고 다시 써야 한다는 불평이 남아 있습니다.
배경은 알렉산드르 2세의 자유주의 개혁기입니다. 1861년 농노 해방을 시작으로 사법 개혁, 지방 자치 기구, 철도와 은행의 급성장, 옛 지주 귀족의 몰락이 이어졌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식탁과 영지에서 이 변화를 두고 끊임없이 논쟁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한 여인의 비극이면서 동시에 흔들리는 사회 전체의 초상이기도 합니다.
가장 유명한 첫 문장
소설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그 앞에는 성경에서 가져온 "원수 갚는 것은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라는 제사가 붙어 있습니다. 첫 장면부터 불행한 가정이 등장합니다. 안나의 오빠 스티바가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아내 돌리가 알아 버린 것이지요. 안나는 오빠 부부를 화해시키려고 모스크바로 오고, 이 작은 심부름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됩니다.
줄거리 (결말 포함)
모스크바 기차역에서 안나는 브론스키를 처음 만납니다. 바로 그때 철도 노동자가 움직이는 객차에 치여 숨지고, 안나는 이를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입니다. 안나는 돌리를 설득해 오빠의 결혼을 지켜 내지만, 그날 밤 무도회에서 브론스키는 그에게 청혼을 기대하던 키티 대신 안나와 춤을 춥니다. 브론스키를 기다리느라 레빈의 청혼을 거절했던 키티는 크게 상처받습니다.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안나는 브론스키와 관계를 시작합니다. 남편 카레닌은 스무 살 연상의 고위 관리로, 무엇보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경마에서 브론스키가 낙마하자 안나는 동요를 감추지 못하고, 결국 남편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습니다. 당시 러시아에서 이혼은 까다롭고 굴욕적인 절차였고, 이혼이 성립할지 여부가 작품 끝까지 이어지는 문제가 됩니다.
브론스키의 딸을 낳다가 생명이 위태로워진 안나 곁에서 카레닌은 두 사람을 용서합니다. 하지만 안나는 아들 세료자를 남겨 두고 브론스키와 이탈리아로 떠납니다. 러시아로 돌아오자 두 사람의 처지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브론스키는 사교계를 자유롭게 드나들지만 안나는 문전박대를 당하고, 극장에서는 옛 친구들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받습니다.
그사이 레빈과 키티는 화해하고 결혼해 시골 영지에서 살기 시작합니다. 질투와 다툼도 있지만, 죽어 가는 레빈의 형을 함께 간호하면서 키티의 침착함이 남편의 사랑을 더 깊게 만듭니다. 반면 안나는 점점 고립되고, 잠들기 위해 모르핀에 의존하며, 브론스키의 마음이 떠났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격한 다툼 끝에 안나는 기차역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브론스키를 처음 만난 날 목격한 죽음과 겹쳐지는 장면이며, 소설은 이 순간을 미화하지 않고 무겁게 그립니다. 마지막 부에서 브론스키는 의용병으로 세르비아 전쟁에 나가고, 레빈은 한 농부와의 대화를 계기로 신앙을 되찾아, 실수를 거듭하더라도 선을 향해 살 수 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주요 인물
안나는 총명하고 따뜻하며 사람을 끄는 힘이 있는 여성입니다. 거짓된 삶을 견디지 못한 그 솔직함이 오히려 그를 몰아붙입니다. 브론스키는 용감하고 매력적이며 안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잃는 것은 안나보다 훨씬 적습니다. 카레닌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인물처럼 보여도 톨스토이는 그에게 진짜 관용의 순간을 줍니다.
레빈은 흔히 톨스토이의 분신으로 여겨집니다. 레빈이라는 성은 작가의 이름 '레프'에서 왔고, 키티에게 청혼하는 독특한 방식도 톨스토이가 아내 소피야 베르스에게 청혼했을 때와 같았다고 합니다. 키티는 사교계에 갓 나온 소녀에서 단단하고 믿음직한 여성으로 자랍니다.
주제와 평가
평론가들은 위선, 질투, 신앙, 정절, 가족, 결혼, 사회의 진보, 욕망, 그리고 도시의 삶과 땅에 뿌리내린 삶의 대비를 이 작품의 주제로 꼽습니다. 열정을 따른 안나는 남자보다 여자에게 훨씬 가혹한 사회와 부딪히고, 의심과 노동 속에서 답을 찾은 레빈은 천천히 평온에 닿습니다. 기차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모티프로, 중요한 장면 상당수가 객차나 역에서 벌어집니다.
도스토옙스키는 1877년에 이 소설을 예술 작품으로서 완벽하다고 평했고, 윌리엄 포크너는 가장 위대한 소설 세 편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 제목을 세 번 말했다고 합니다. 연극, 오페라, 영화, 발레, 라디오극, 피겨스케이팅으로도 옮겨졌습니다. 러시아 이름이 헷갈린다면 이름과 부칭, 스티바나 돌리 같은 애칭을 책 앞쪽에 적어 두고 읽어 보세요.
『안나 카레니나』로 배우는 한국어 표현
| 표현 | 뜻 | 예문 |
|---|---|---|
| 체면을 차리다 | 남의 눈을 의식해 겉모양을 지키다 | 카레닌은 끝까지 체면을 차리려 했다. |
| 불길한 징조 |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은 신호 | 안나는 역에서 본 사고를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
| 문전박대를 당하다 | 찾아갔다가 냉정하게 거절당하다 | 그는 옛 친구 집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
| 마지못해 |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 작가는 마지막 장을 마지못해 끝냈다. |
| 마음이 떠나다 | 사랑이나 관심이 사라지다 | 그녀는 그의 마음이 떠났다고 믿었다. |
연습: 좋아하는 소설이나 드라마 속 인물을 떠올리며 '체면을 차리다'와 '마지못해'를 넣어 한국어 문장 세 개를 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