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숲에서 별빛까지: 단테 『신곡』의 지옥·연옥·천국 여행 따라 읽기
단테의 『신곡』은 시인 자신이 1300년에 지옥·연옥·천국을 여행하는 이탈리아어 장편 서사시입니다. 구성과 안내자, 줄거리, 주제,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단테의 『신곡』을 쉽게 말하면,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시인 단테가 죽은 이들의 세 세계, 곧 지옥을 내려가고 연옥의 산을 오르고 마지막으로 천국에 올라 신을 보게 되는 여정을 그린 이탈리아어 장편 시입니다. 이야기로 읽으면 역사 속 인물과 단테의 고향 피렌체 사람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저승 여행기이고, 비유로 읽으면 죄를 알아보고, 죄를 씻고, 신에게 다가가는 영혼의 여정입니다. 14세기 초에 쓰인 이 작품은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서양 문학의 위대한 고전으로 꼽힙니다.
단테는 누구이고, 언제 썼을까
단테 알리기에리는 1265년 무렵 피렌체에서 태어나 1321년에 세상을 떠난 시인이자 작가, 철학자입니다. 그는 고향의 격렬한 정치 싸움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피렌체의 겔프당이 백당과 흑당으로 갈라졌고, 백당이던 단테는 1302년에 추방당합니다. 그 뒤로 다시는 피렌체에서 살지 못했고, 이 망명의 상처는 작품 곳곳에 드러납니다. 자신의 추방을 예언하는 장면이 나오고, 정적 몇 사람은 지옥에 떨어져 있습니다.
『신곡』은 1308년 무렵 쓰기 시작해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321년 무렵 완성되었습니다. 단테는 말년을 라벤나에서 보냈고, 베네치아에 외교 사절로 다녀오는 길에 걸린 말라리아로 1321년 9월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훗날 피렌체는 그를 쫓아낸 일을 후회하며 유해를 돌려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라벤나는 거절했고, 피렌체가 1829년에 마련한 무덤은 지금도 비어 있습니다.
왜 원래 제목이 '희극'일까
우리말로는 『신곡』이라고 부르지만, 단테가 붙인 제목은 그냥 '코메디아', 곧 '희극'이었습니다. '신성한'이라는 수식어는 나중에 붙은 것으로, 처음 쓴 예는 보카치오가 쓴 단테 전기에서 보이고, 제목에 '신성한 희극'이 들어간 것은 1555년 베네치아에서 나온 판본이 처음입니다.
그 시대의 '희극'은 웃긴 이야기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고대의 시는 무거운 주제를 격조 높은 문체로 다루는 '비극'과, 행복하게 끝나며 일상어로 쓰는 '희극'으로 나뉘었습니다. 단테의 시는 천국에서 행복하게 끝나고, 이처럼 진지한 주제를 당연히 써야 할 것 같던 라틴어가 아니라 토스카나 지방의 일상 이탈리아어로 썼습니다.
이 선택은 큰 결과를 낳았습니다. 단테는 토스카나 방언이 표준 이탈리아어의 바탕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래서 '이탈리아어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합니다. 세 줄씩 운이 맞물려 이어지는 '테르차 리마'라는 시 형식을 처음 쓴 사람도 단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의 짜임새
전체는 14,233행이며 「지옥편」「연옥편」「천국편」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각 부분은 33개의 노래(칸토)로 되어 있습니다. 맨 앞의 서곡을 더하면 정확히 100곡이 됩니다. 작품 전체에 숫자 3이 숨어 있습니다. 열한 음절짜리 행을 세 줄씩 묶어 ABA, BCB, CDC처럼 운을 이어 가고, 세 세계는 모두 '아홉에 하나를 더한' 구조입니다. 지옥은 아홉 개의 고리 맨 밑에 루시퍼가 있고, 연옥은 아홉 단계 꼭대기에 에덴동산이 있으며, 천국은 아홉 하늘 위에 신이 머무는 지고천이 있습니다. 세 편은 모두 같은 낱말 '스텔레(별들)'로 끝납니다.
세 명의 안내자
단테는 혼자 걷지 않습니다. 지옥과 연옥 대부분을 이끄는 사람은 『아이네이스』를 쓴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로, 인간의 이성을 상징합니다. 연옥 꼭대기 무렵부터는 단테가 어린 시절부터 흠모한 피렌체 여인 베아트리체가 천국을 안내하며, 신의 계시와 믿음, 은총을 상징합니다. 마지막 몇 곡에서는 수도원장 베르나르두스가 안내를 맡아 신비로운 관상을 나타냅니다. 이성은 사람을 멀리까지 데려가지만 끝까지 데려가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이 교대에 담겨 있습니다.
줄거리
지옥편: 아래로
이야기는 1300년 성금요일 전날 밤에 시작합니다. 첫 줄 "우리 인생길의 한가운데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구절입니다. 서른다섯 살의 단테는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사자, 표범, 암늑대에게 가로막혀 바른길을 찾지 못하다가, 베르길리우스의 도움으로 저승으로 내려갑니다.
지옥은 깔때기처럼 고리가 겹겹이 이어진 세계입니다. 위쪽에서는 색욕, 탐식, 탐욕처럼 절제하지 못한 죄를 벌하고, 아래로 갈수록 폭력의 죄, 맨 밑바닥에서는 사기와 배신의 죄를 벌합니다. 첫째 고리인 '림보'에는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도를 알지 못했던 고대의 덕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벌은 죄의 모양을 닮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를 엿보려 했던 점쟁이들은 머리가 뒤로 꺾인 채 앞을 보지 못하고 걸어야 합니다.
연옥편: 위로
지옥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지구 반대편, 남반구의 섬에 솟은 연옥 산에 다다르는데, 도착한 날은 부활절 주일입니다. 산의 일곱 층은 일곱 가지 대죄에 대응하고, 이곳의 영혼들은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화되는 중입니다. 단테는 이 죄들을 '빗나간 사랑'으로 설명합니다. 남을 해치는 쪽으로 향한 사랑(교만·질투·분노), 너무 약한 사랑(나태), 세상 것에 너무 강한 사랑(탐욕·탐식·색욕)입니다. 산꼭대기의 에덴동산에서 베아트리체가 나타납니다.
천국편: 더 높이
베아트리체와 함께 단테는 달에서 시작해 아홉 하늘을 차례로 오르며 토마스 아퀴나스, 성 베드로 같은 성인과 신학자들을 만납니다. 끝 무렵 베아트리체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베르나르두스가 단테를 마지막 광경으로 이끕니다. 시는 단테가 신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의 순간에 자신의 영혼이 신의 사랑과 하나가 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무엇을 말하는 작품인가
중심에는 '신의 정의'가 있습니다. 모든 영혼은 살아서 한 일에 걸맞은 벌이나 보상을 받습니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아주 인간적입니다. 만나는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 내는 솜씨, 피렌체와 이탈리아 정치에 대한 날 선 비판, 엄청난 상상력이 오랫동안 독자를 붙잡아 왔습니다. 작품 전체를 꿰는 실은 '사랑'입니다. 빗나간 사랑이 죄가 되고, 완전해진 사랑이 여정의 끝에서 기다립니다.
남긴 영향
『신곡』은 문학 작품 가운데 특히 방대한 주석 전통을 가진 작품으로, 여러 대륙의 언어로 한 줄 한 줄 풀이한 주석서가 나왔습니다. 단테는 초서, 밀턴 같은 영어권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가 그린 지옥과 연옥과 천국의 모습은 수백 년 동안 서양 미술과 문학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 리스트의 음악, 로댕의 조각이 모두 이 작품에서 나왔습니다.
읽어 보고 싶다면 주석이 달린 현대 번역본을 골라 「지옥편」 앞부분 몇 곡을 천천히 읽어 보세요. 대부분의 독자는 「지옥편」을 가장 재미있게, 「천국편」을 가장 어렵게 느끼니, 올라갈수록 속도가 느려져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곡』으로 배우는 우리말 표현
| 표현 | 뜻 | 예문 |
|---|---|---|
| 생지옥 | 지옥처럼 끔찍한 상황 | 출근길 지하철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
| 아비규환 | 여럿이 비명을 지르는 참혹한 상황 |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
| 인과응보 | 한 일에 따라 그에 맞는 결과를 받음 | 그가 벌을 받은 것은 인과응보다. |
| 고진감래 |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 | 고진감래라더니 드디어 합격했다. |
| 길을 잃다 | 갈 방향을 모르게 되다 | 서른 즈음 인생의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
연습: 최근 힘들었던 일과 그 끝에 얻은 것을 '길을 잃다'와 '고진감래'를 넣어 세 문장으로 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