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에 몇 개나 있을까? 같은 조각상이 여러 도시에 있는 이유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가 아닙니다. 로댕 미술관의 1904년 청동상 말고도 실물 크기 이상의 주조본 27점이 알려져 있고, 작은 판과 석고판도 있습니다.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조각상이 아닙니다. 처음 만든 대형 청동상은 1904년 작품으로 지금 파리 로댕 미술관에 있고, 그 밖에도 높이 약 185센티미터의 대형 청동 주조본이 27점 더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모두가 로댕의 감독 아래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석고상, 습작 크기의 작은 청동상, 로댕이 죽은 뒤 만든 수십 점의 주조본까지 여러 크기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서로 다른 도시에서 '생각하는 사람'을 보았다면, 그 하나하나가 진짜 로댕의 청동상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조각일까
'생각하는 사람'은 영웅처럼 커다란 벌거벗은 남자의 청동상입니다. 큰 바위에 앉아 몸을 앞으로 숙이고, 오른쪽 팔꿈치를 왼쪽 허벅지에 올린 채 오른손 등으로 턱을 괴고 있습니다. 직접 따라 해 보면 생각보다 편하지 않습니다. 오른쪽 팔꿈치를 왼쪽 무릎까지 가져가면 몸 전체가 비틀리기 때문입니다. 근육은 팽팽하게 긴장해 있는데 마음은 안쪽을 향하고 있어서, 그 모든 힘이 '생각하는 일'에 쓰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자세는 이제 전 세계에서 '생각'을 뜻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옆에서 본 조각상의 모습은 철학이나 깊은 사색을 나타낼 때 자주 쓰입니다.
시작은 '지옥의 문' 위의 시인
이 조각상은 처음부터 혼자 서 있도록 만든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1880년 로댕은 파리에 세울 예정이던 장식 미술관의 커다란 문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는 단테의 『신곡』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지옥의 문'이라고 불렀습니다. 미술관은 끝내 지어지지 않았지만 로댕은 평생 이 문에 매달렸고, 마지막 형태에는 인물 186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인물은 문 위쪽 한가운데 앉아 있으며, 처음 이름은 '시인'이었습니다. 지옥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시를 생각하는 단테를 나타냈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신곡』 속 단테는 내내 옷을 입고 있는데 이 조각은 벌거벗은 데다 몸이 아주 우람하니 단테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로댕은 미켈란젤로의 전통을 잇는 영웅적인 나체상으로 시와 함께 지성을 표현하고 싶어 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이름은 조각을 주조한 공방의 일꾼들이 붙였습니다. 미켈란젤로가 피렌체에 만든 로렌초 데 메디치 조각상이 '생각에 잠긴 사람(일 펜시에로소)'이라고 불렸는데, 그와 닮았다는 것을 알아본 것입니다. 모델은 로댕의 다른 작품들처럼 근육이 우람한 프랑스 권투 선수이자 레슬링 선수였던 장 보였습니다.
72센티미터에서 대형 조각상으로
'지옥의 문' 속 인물은 높이가 72센티미터 정도입니다. 로댕은 1881년쯤 작은 석고상을 만들었고, 1884년 첫 청동상을 만들었습니다. 이 초기 청동상은 지금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에 있습니다. 1902년에는 높이 약 181센티미터로 크게 키웠고, 1904년 파리 살롱에서 실물 크기 모형을 선보였습니다.
그 뒤 시민들의 모금으로 청동상을 주조해 파리시에 기증했고, 이 조각상은 팡테옹 앞에 세워졌습니다. 1922년에는 로댕 미술관으로 옮겨졌습니다. 로댕의 첫 공공장소 작품이었고, 아래에서 올려다보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보통 높은 받침대 위에 놓입니다.
왜 이렇게 여러 점이 있을까
청동 조각은 '주조'로 만듭니다. 흙으로 형태를 빚고, 그것으로 석고를 뜬 다음, 석고에서 만든 틀에 녹인 청동을 부어 굳힙니다. 그래서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만들 수 있습니다. 로댕은 작품을 여러 점 만드는 것을 반겼고, 유언으로 작업실과 석고 원형에서 주조할 권리를 프랑스 정부에 남겼습니다.
프랑스는 1956년부터 여러 법을 만들어, 작가의 석고 원형으로 주조해 그 작가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를 12점까지로 제한했습니다. 그 이전에 만든 주조본과 크기가 다른 여러 판이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사람'이 세계 곳곳에 있는 것입니다. 원형에서 주조본으로 이어진 자세한 과정은 전문가들도 아직 완전히 밝히지 못했습니다.
로댕은 어떤 사람이었나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은 프랑스의 조각가로, 흔히 근대 조각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흙을 거칠고 울퉁불퉁하게, 마치 꿈틀거리는 듯한 표면으로 빚는 솜씨가 뛰어났습니다. 그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콜 데 보자르)에 세 번 지원했지만 세 번 모두 떨어졌습니다. 첫 대작 '청동 시대'(1877)는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직접 본을 떴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로댕은 적극적으로 반박해 결국 누명을 벗었습니다.
이 일은 '지옥의 문'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로댕은 실제 모델을 보고 빚는 솜씨를 증명하려고 문의 인물들을 실물보다 작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1900년 무렵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예술가가 되었고, 제자 카미유 클로델은 그의 조력자이자 연인이며 창작의 경쟁자가 되었습니다.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가장 잘 알려진 조각상은 파리 로댕 미술관에 있습니다. 이 미술관은 1916년에 세워져 1919년 로댕이 살던 비롱 저택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같은 곳에서 위쪽에 작은 '생각하는 사람'이 앉아 있는 '지옥의 문'도 볼 수 있습니다. 초기 대형 주조본 가운데 하나는 독일 수집가 막스 린데의 정원에 있었는데,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그곳에서 이 조각을 그렸고, 그 주조본은 나중에 미국 디트로이트 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이 조각이 지금도 의미 있는 이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름도, 제복도, 이야기도 없습니다. 일하는 사람처럼 단단한 몸으로 온 힘을 다해 생각하는 모습만 있을 뿐입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 '위대한 독재자'와 '박물관이 살아있다 2'에도 등장하는데, 뒤의 영화에서는 살아난 조각상이 질문을 받자 "나는 생각한다… 생각한다…" 하고 말을 더듬습니다. 누구나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이 자세가 이토록 오래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배우는 한국어 표현
| 표현 | 뜻 | 예문 |
|---|---|---|
| 생각에 잠기다 | 깊이 생각하느라 다른 데 신경 쓰지 않다 | 남자는 바위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
| 턱을 괴다 | 손으로 턱을 받치다 | 그녀는 턱을 괴고 창밖을 보았다. |
| 본을 뜨다 | 어떤 것의 모양을 그대로 옮겨 틀을 만들다 | 석고로 본을 떴다. |
| 누명을 벗다 | 억울한 의심에서 풀려나다 | 로댕은 결국 누명을 벗었다. |
| 상징이 되다 | 어떤 뜻을 대표하는 것이 되다 | 이 조각은 철학의 상징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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