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데기를 타고 해안에 닿은 여신,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감상법

'비너스의 탄생'은 바다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태어난 사랑의 여신이 바람에 실려 조개를 타고 해안에 닿고, 계절의 여신이 망토로 맞이하는 장면입니다.

'비너스의 탄생'은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로부터 이미 어른의 모습으로 태어난 사랑의 여신이 바람을 타고 육지에 닿는 순간을 그린 그림입니다. 산드로 보티첼리는 거대한 가리비 껍데기 위에 선 여신, 그녀를 해안으로 불어 보내는 바람의 신, 그리고 망토를 펼쳐 여신을 맞이하는 계절의 여신을 한 화면에 담았습니다. 대부분의 미술사가는 이 그림이 복잡한 암호를 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밝고 친근한 신화화라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신성한 사랑, 결혼 축하, 피렌체와 메디치 가문에 대한 찬사 등 여러 겹의 해석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그림 속에는 누가 있나

가운데에는 벌거벗은 비너스가 서 있습니다. 발밑의 조개껍데기는 말이 안 될 만큼 크지만, 이는 상상 속의 크기이고 고대 미술에서도 같은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서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볼을 잔뜩 부풀린 채 하늘을 날고, 입에서 나오는 바람이 가느다란 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에게 안긴 젊은 여성도 더 부드럽게 바람을 불고 있는데, 화가 전기 작가 바사리는 그녀를 산들바람의 화신인 '아우라'라고 보았고 아마 맞는 말일 것이라고 합니다.

오른쪽에는 꽃무늬 옷을 입은 여성이 땅에서 살짝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화려한 망토를 내밀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계절을 맡은 여신 호라이 가운데 한 명이고, 옷의 꽃 장식으로 보아 봄의 여신으로 여겨집니다. 재미있게도 이 그림은 엄밀히 말해 '탄생' 자체가 아니라 그다음 장면, 곧 여신이 뭍에 닿는 순간을 그린 것입니다.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제목은 19세기에 들어서야 붙었습니다.

누가, 언제 그렸나

보티첼리는 1445년 무렵 피렌체에서 태어나 1510년에 세상을 떠난 초기 르네상스 화가입니다. '보티첼리'는 '작은 술통'이라는 뜻의 별명인데, 원래는 몸집이 둥글었던 형 조반니를 부르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메디치 가문이 아끼던 화가 필리포 리피에게 배웠고, 1481년부터 1482년까지는 로마에 가서 시스티나 성당 벽화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1480년대는 그의 경력에서 가장 성공한 시기였습니다.

이 그림은 화풍의 변화를 근거로 1484년에서 1486년 무렵 작품으로 봅니다. 오랫동안 메디치 가문의 젊은 분가 사람인 로렌초 디 피에르프란체스코가 카스텔로 별장을 꾸미려고 주문했다고 알려졌지만, 1975년에 공개된 1499년 재산 목록에 이 그림이 없어서 지금은 누가 주문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나무판이 아니라 더 값싼 캔버스에 그렸고, 과학 조사에서는 호라가 처음에 고대식 샌들을 신고 있었다는 사실이나 망토의 깃이 나중에 덧붙여졌다는 사실 등 그리면서 고친 흔적이 드러났습니다. 머리카락과 날개, 조개껍데기에는 진짜 금이 쓰였습니다.

볼 때 눈여겨볼 부분

먼저 비너스의 자세를 보세요. 손으로 가슴과 아랫배를 가리는 자세는 고대 조각의 '정숙한 비너스'를 따른 것이지만, 목은 지나치게 길고 몸무게가 한쪽 다리에 너무 쏠려 있어서 실제로는 서 있을 수 없는 자세입니다. 미술사가 케네스 클라크는 그녀가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음으로 그림자를 찾아보세요. 어느 인물에게도 그림자가 없습니다. 파도는 무늬처럼 규칙적이고, 왼쪽 아래의 부들은 바닷가에는 자라지 않는 민물 식물입니다. 실수가 아니라 현실보다 시적인 상상의 세계를 그리려 한 결과입니다. 또 날개와 오렌지 나뭇잎의 초록색은 세월이 흐르며 어두워졌고 바다와 하늘의 파란색도 빛을 잃었습니다. 처음 그려졌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밝은 그림이었습니다.

그림의 의미를 둘러싼 해석

장면과 가장 가까운 글은 고대의 '호메로스 찬가'로, 서풍에 실려 키프로스에 닿은 아프로디테를 계절의 여신들이 반기며 옷을 입혀 주는 모습을 노래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신플라톤주의 해석입니다. 아름다운 육체를 바라보면 마음이 정신적인 아름다움, 곧 신의 사랑으로 끌어올려진다는 생각입니다. 최근에는 신랑 신부에게 바람직한 태도를 일러 주는 결혼 그림으로 보기도 합니다. 오른쪽 월계수는 '로렌초'라는 이름을 빗댄 말장난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비너스의 얼굴이 피렌체의 미인 시모네타 베스푸치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유명하지만, 이는 전해 오는 말일 뿐입니다. 확실한 것은 보티첼리가 그녀의 무덤 발치에 묻히기를 원했고, 1510년 그가 죽은 뒤 그 바람대로 되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나

이 그림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있습니다. 1815년에 '봄(프리마베라)'과 함께 별장에서 우피치로 옮겨졌고, 그 뒤로 두 그림은 거의 늘 나란히 걸려 왔습니다. 보티첼리는 죽은 뒤 오랫동안 잊혔다가 19세기 후반 라파엘 전파 화가들에게 재발견되었습니다. 지금은 이탈리아의 10센트 유로 동전에 비너스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레이디 가가의 앨범 표지에도 쓰일 만큼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비너스의 탄생'으로 배우는 한국어 표현

표현 뜻 예문
바람에 실려 바람을 타고 옮겨져 여신은 바람에 실려 해안에 닿았다.
화면 왼쪽에 그림의 왼쪽 부분에 화면 왼쪽에 바람의 신이 있다.
해석이 엇갈리다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뉘다 이 그림의 의미는 해석이 엇갈린다.
눈여겨보다 주의 깊게 살펴보다 그림자가 없다는 점을 눈여겨보세요.
재조명되다 다시 주목을 받다 그의 작품은 19세기에 재조명되었다.

연습: 좋아하는 그림이나 사진을 '화면 왼쪽에'와 '눈여겨보다'를 써서 세 문장으로 설명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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