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사리요 데 토르메스' 줄거리: 눈먼 거지와 소년이 연 피카레스크 소설
가난한 소년 라사로가 눈먼 거지, 인색한 사제, 몰락한 시종을 차례로 섬기며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와 결말, 금서가 된 이유를 정리합니다.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의 삶, 그의 행운과 불운》은 가난한 소년 라사로가 눈먼 거지를 시작으로 여러 주인을 섬기며 굶주림을 버티고, 결국 자기를 괴롭힌 어른들만큼 영리해져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1554년에 초판이 나왔고 작가의 이름은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의 등장으로 스페인 문학은 '피카레스크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갖게 되었습니다.
피카레스크 소설이란
'피카레스크'는 주인공을 가리키는 '피카로(pícaro)'에서 나온 말입니다. 피카레스크 소설은 거의 언제나 일인칭 자서전 형식이고, 서로 관계없는 일화들이 나란히 이어지며, 주인공만이 그 일화들을 잇는 고리 역할을 합니다. 하층 계급 출신 주인공은 굶주림을 면하려고 여러 비천한 일을 전전하고, 때로는 남을 속이고 훔치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피카로'라는 단어 자체는 이 소설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토르메스 강가에서 태어난 소년
'데 토르메스'라는 성은 강 이름에서 왔습니다. 아버지가 토르메스 강에서 방앗간을 했고, 라사로는 말 그대로 강 위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 테하레스는 지금 살라망카의 한 동네입니다. '라사리요'는 '꼬마 라사로'라는 뜻의 애칭입니다. 아버지는 도둑질 혐의를 받고 전쟁터에서 죽고, 어머니는 아들을 눈먼 거지의 길잡이로 맡깁니다.
책 전체는 신분이 높은 어떤 '나리'에게 보내는 한 통의 긴 편지 형식입니다. 라사로는 나리가 궁금해하는 '그 일'을 설명하려고 자기 인생을 처음부터 이야기합니다.
눈먼 거지와 인색한 사제
눈먼 거지는 첫날부터 소년을 속여 돌로 된 황소 상에 머리를 부딪치게 합니다. 이 잔인한 장난으로 라사로는 세상의 악의에 눈을 뜹니다. 두 사람은 포도송이와 포도주 단지를 두고 꾀를 겨루고, 마지막에 라사로는 거지를 돌기둥에 부딪치게 만든 뒤 달아납니다.
두 번째 주인인 마케다의 사제는 거지보다 더 인색해서 빵을 나무 궤짝에 잠가 둡니다. 라사로는 떠돌이 땜장이에게 열쇠를 구해 빵을 몰래 갉아 먹고, 쥐가 한 짓처럼 꾸밉니다. 그러다 잠든 사이 입에 숨긴 열쇠가 숨결에 휘파람 소리를 내는 바람에, 뱀인 줄 안 사제에게 어둠 속에서 얻어맞고 쫓겨납니다.
몰락한 시종과 나머지 주인들
세 번째 주인은 몰락한 시종입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귀족으로서의 체면과 기억뿐이라, 결국 라사로가 구걸해 온 빵 조각을 얻어먹다가 도시를 떠나 버립니다. 겉모습만 중시하던 귀족 사회를 비꼬는 장면입니다. 그 뒤 라사로는 수도원에 붙어 있지 않는 수사, 가짜 기적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면죄부 장수, 사제, 순경 등을 차례로 섬기고 물장수 일도 합니다.
결말은 어떻게 될까
마지막에 라사로는 톨레도 산살바도르 성당 수석 사제의 도움으로 '포고꾼' 자리를 얻고, 사제의 하녀와 결혼합니다. 사제가 자기와 하녀 사이의 소문을 잠재우려고 마련한 결혼이었지만, 결혼 뒤에도 소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굶주리던 소년은 못 본 척하는 대가로 빵과 집을 얻은 셈입니다. 웃음 뒤에 씁쓸함이 남는 이 결말 때문에 작품은 지금 읽어도 낡지 않았습니다.
금서가 된 이유와 작가 논쟁
교회를 비판하는 내용 때문에 스페인 왕실은 이 책을 금지했고, 종교재판소의 금서 목록에도 올랐습니다. 1573년에는 수사와 면죄부 장수 이야기를 뺀 판본만 허용되었고, 온전한 판본은 19세기에야 스페인에서 다시 나왔습니다. 그 사이 안트베르펜 판본이 유럽에 퍼져 1560년 프랑스어, 1576년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작가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외교관 디에고 우르타도 데 멘도사라는 설이 오래 거론되었고, 2010년 공개된 문서가 이 설을 뒷받침했으며, 2023년에는 후안 데 발데스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오늘날까지 남은 흔적
이 작품이 연 장르는 약 50년 뒤 마테오 알레만의 《구스만 데 알파라체》로 이어졌습니다. 스페인어에도 흔적을 남겨, lazarillo는 '시각장애인의 길잡이'라는 뜻이 되었고 안내견을 지금도 흔히 perro lazarillo라고 부릅니다. 1959년 영화판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으로 배우는 표현
| 표현 | 뜻 | 예문 |
|---|---|---|
| 눈치가 빠르다 | 남의 마음이나 상황을 빨리 알아차리다 | 라사로는 눈치가 빨라서 살아남았다. |
| 못 본 척하다 |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다 | 그는 결혼 뒤 소문을 못 본 척했다. |
| 입에 풀칠하다 | 겨우 끼니를 이어 가다 | 소년은 구걸로 겨우 입에 풀칠했다. |
| 꾀를 겨루다 | 누가 더 영리한지 다투다 | 거지와 소년은 날마다 꾀를 겨루었다. |
| 자업자득 | 자기가 한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 거지가 기둥에 부딪친 것은 자업자득이었다. |
연습: '못 본 척하다'와 '꾀를 겨루다'를 넣어 라사로의 이야기를 세 문장으로 소개해 보세요.